밀양인권침해보도자료(11)20131023(완수정).pdf

 

밀양 10월 22~23일 상황에 대한 인권단체들의 약식보고서(11)

사복 경찰은 여성주민들에 대한 폭력과 폭언 중단하라.

 

1.
인권과 평화의 인사드립니다.

 

2. 밀양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관련한 속보는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약칭 대책위)로부터 받고 있으시리라 생각하고 인권단체는 밀양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인권의 시각에서 짚어 보고자 합니다.

 

3. 인권단체들은 현장에 인권활동가들을 파견, 주민들 곁에서 인권침해 감시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1022일 밀양에 도착해서 22일과 23일 인권침해 상황을 바드리마을에서 조사했습니다.

 

4. 어제(22) 한국전력공사가 바드리마을 인근 84번 송전탑 공사현장에 4차례에 걸쳐 레미콘 차량 19대를 투입하여 콘크리트 작업을 강행을 돕기 위해 경찰들이 주민들에 게 폭력이 다수 발생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통행제한과 감금과정에서 벌어진 폭력 외에도 사복경찰들에 의한 폭언과 조롱이 확인되었습니다.

 

5. 1022~23일 상황에 대한 현장 활동가들의 약식보고와 의견을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 끝에 인권침해감시 활동을 하며 느낀 활동가의 이야기도 첨부합니다.

 

첨부 1> 밀양 20131022-23일 상황에 대한 인권단체들의 약식보고서

첨부 2> 밀양 할매를 울린 두 부류의 외부세력

 

 

[첨부 1]

 

 

밀양 20131022~23일 상황에 대한 인권단체들의 약식보고서

 

1022일 단장면에 있는 89호 바드리마을에 레미콘 차량을 보내면서 새벽부터 주민들의 이동을 막았고, 폭력을 행사했다. 또한 그 과정에서 농활 온 중학생들을 감금하거나 사복경찰인 남자 형사들이 여성 농민을 밀치고 고착시키는 일이 발생했다. 그 외에도 주민들과 연대온 사람들이 병원에 실려 가는 일도 일어났다.

 

1023일에는 공사를 하지 않는데도 이동을 통제하는 등 인권침해감시활동을 방해했으며, 경찰들은 바드리마을 입구에 나와 있는 할머니들을 조롱하고 비웃는 말로 흔들기도 했다.

 

1. 공사 현장에서 먼 4Km마을 입구에, 심각한 통행권 제한과 고착 중 폭력

 

22일 오전 5시경에 이미 바드리 마을 입구 다리에 경찰 200명가량이 통행을 차단했다. 820분 경 레미콘차 6대 금곡교에서 올라가는 걸 보고 주민들이 항의하기 위해 가려했으나 경찰들이 빙 둘러싸며 막았다. 그 외에도 삼거삼거리에 있는 주민들을 막았다. 경찰은 왜, 어떤 이유로, 어떤 법적 근거로 막았는지 밝히지 않은 채 주민들의 이동을 막았으며, 여경들을 동원해 사지를 6~10명이 할머니를 비롯한 주민들의 사지를 들어서 자리를 조금 옮긴 후에 자갈길에 던지거나 어깨를 비틀거나 팔목을 꼬집는 등의 폭력을 행사했다. 이로 인해 70세 윤 씨를 비롯한 고 씨, 손 씨 등 여러 명이 온 몽에 타박상이나 찰과상을 입었다. 오후 1시경 지킴이 중 최 씨는 경찰과 실랑이 중 탈진하였고, 응급차로 후송했다. 사람이 쓰러졌음에도 경찰은 차가 가야 한다면서 비키라고 말하고 차량을 우선 통행시키는 등 시민의 건강과 안전에는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주민들이 심하게 다쳐 대책위에서 파스를 6만원어치나 사서 붙일 정도로 심했으며, 주민 몇 분은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았다.

<사진 : 여경 6명이 고령의 주민의 사지를 들어 나르고 있다.>

 

또한 경찰은 불법 감금에 해당하는 고착과정을 수 시간 하면서도 화장실로 가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다가 4번째 레미콘 차량이 지나간 후인 2시경에 신부님이 와서 항의하자 풀어주었다. 심지어 고착감금장소가 도로와 떨어진 주차장이었을 때도 할머니들을 이동하지 못하게 했다. 공사 현장에서 먼 4Km마을 입구에서 폭력을 써가며 감금과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경찰관직무집행법(이하 경직법)의 위험한 상황에 해당하지도 않기에 레미콘 차량을 이동시키 위해 행사한 위법한 공무집행이자 과잉 폭력이다. 특히 이 날의 인권침해는 밀양경찰서장이 직접 나와 진두지휘하는 과정에서 벌어졌기에 우발적인 폭력이라 보기 어렵다.

 

 

<사진 : 경찰의 감금과 고착과정에서 멍이 든 모습>

<사진: 현장을 지휘하는 밀양경찰서장과 경찰에 의해 고착된 고령의 마을 주민들 >

 

2. 사복 남성 경찰에 의한 인권침해 (폭력과 폭언)

- 사생활 침해와 조롱

 

9시 경 첫 번째 레미콘이 통과한 후 여경들이 주민들을 고착시키자 주민 중 고 씨가 따로 나왔다. 고 씨는 할머니들을 경찰들이 감금고착시키고 학생들을 감금하는 것을 보았다. 고 씨는 경찰이 농민들이 애써 농사지은 나락을 밟는 것을 보며 화가 났으나 농성장 근처로 이동하려 했다. 그러자 3번째 레미콘이 들어갈 무렵인 12시경 남성 사복경찰이 고 씨를 빙 둘러싸서 고착시켰다. 신분이 경찰인지 알 수도 없는 상태에서 어떤 법적 근거로 막는지도 알리지 않은 채 였다.

 

사복 경찰들에 의한 인권침해는 이 뿐만이 아니다. 오전 11시경 두 번째 레미콘이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도로에 뛰어들었던 20대 여성에게 경찰들과 사복이 계속 쫒아 왔다. 그 과정에서 사복 경찰이 너 네 엄마는 이런 아냐?” 등의 조롱 섞인 말로 자극하였다.

 

사복 경찰들에 의한 조롱과 폭언은 10월 초부터 있었다고 주민은 증언했다. 동화전에 사는 강 씨의 경우 10월부터 어디서 온지 모르는 남성 사복경찰들이 강 씨의 이름을 어떻게 아는지, 긴박한 상황이 벌어지건, 아니건 이름을 부르면서 왜 왔냐? 집에 가지.”라며 조롱하듯 물어보며았고, 심지어 쫓아다니며 이름을 불러서 오지 말라고 하자 왜 자꾸 쫒아 다니냐, 그냥 놔둬라라며 항의하였지만 오히려 보고 싶어서 그렇다라는 성희롱에 가까운 말을 하기도 하였다. 강 씨는 사복경찰의 이름을 모르고 사적인 친분이 있는 관계도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경찰이 안다는 것도 두려운 일로, 이는 사찰에 가까운 사생활침해일 뿐 아니라 당사자를 위축하게 만드는 위협적 행동이다. 강 씨만이 아니라 사복경찰들은 다른 주민들의 이름도 부르며 조롱하고 위협하는 일이 많다고 하였다.

 

 

<사진 : 사복 경찰들이 밀양 현장에 곳곳에 있는 모습. 주민은 그들의 신분과 소속을 전혀 알 수 없다. >

 

 

3. 경찰폭력은 중학생들 앞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 농활 온 중학생들에 대한 감금

 

22일 산어린이학교에서 농활 온 중학생들 13명과 교사 2명을 경찰은 1시간가량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감금했다. 오전 7시반경 바드리 마을 입구에 레미콘이 들어가자 농민들의 모습과 인권침해현장을 보기 위해 마을 입구에 갔으나 주민들이 고착되는 걸 보고 내려왔다. 내려오는 중에 갑자기 경찰들이 막아서더니 움직이지 못하도록 원으로 삥 둘러쌌다. 당시 교사인 한 씨는 아이들이 두려워할까 걱정되어 경찰에게 항의도 제대로 못 한채 있었다고 한다. 나중에 대책위 활동가가 와서 왜 막느냐고 항의하니까 경찰은 길을 터주었다. 길을 터준 후에도 경찰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고 어떤 이유와 법적 근거로 감금했는지에 대한 해명을 하지 않은 채 어디가냐고만 물었다. 당시 감금되었던 중학생 조 씨는 처음에는 상황을 몰라서 겁을 먹었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화가 났다고 했다. 이는 시민으로서의 최소한의 역할인 목격자로서의 증언조차 막기 위해 경찰관 직무집행법을 어기며 헌법적 권리인 이동권을 제한한 행위이다.

 

 

<사진 : 감금되어 있는 학생들이 영문을 모른 채 갇혀 있는 모습. 한 시간 가량 갇혀 있었다.>

 

4. 주민에 대한 언어폭력

 

23일 바드리 농성장에는 공사가 진행되지 않아 평온했다. 지지방문 온 학생들과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전부였다. 오전 11시경 83세의 강 씨가 화장실로 가는 중 만난 여경이 오늘 나온 이유가 안 나오면 동내에서 벌금내기 때문 아니냐?”라며 조롱하는 내용의 폭언을 하였다. 강 씨는 내 스스로 왔다라고 말했지만 본인이 나이가 많고 배운 게 많지 않다고 생각 없이 나온 사람 취급하여 불쾌했다고 했다. 또한 그러한 말로 주민들 사이에 헛소문을 내려고 하는 듯해 기분이 안 좋았다고 했다. 공무집행을 하는 경찰이 업무와 상관 없는 말로 주민에게 모욕을 주는 것은 주민들을 자극하는 행위이다.

 

 

5. 인권침해 감시 활동 방해

 

감시단이 23일 오전 9시 반경 바드리 농성장에 도착하여 조사활동을 시작하였다. 경찰이 통행을 막고 있기에 어디서 온 경찰이며, 어떤 이유로 막냐고 질의했다. 감시단은 소속을 알려주고 명함을 보여주며 질문을 시도했다. 소대장으로 보이는 경찰은 자신은 부산 연제경찰서에서 왔으며, 지난번에도 왔다가 갔고 8일 정도 있다가 간다고 했다. 어제 오늘 일에 대해 인터뷰를 하겠다고 하자, 중대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중대장은 경찰에게 인권교육을 다 시키고 온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또한 공사현장의 병력을 확인하기 위해 감시단이 현장으로 올라가려 했지만 막았다. 반면 다른 차량들은 갈 수 있도록 했다. 23일은 공사가 진행되지 않아 어떤 위험도 없었지만 경찰은 인권침해감시단이 올라가는 것을 막았다. 4시경 인권위에서 조사를 나온 조사관들과 함께 올라가게 해달라는 제안을 했지만 경찰은 다른 사람이 같이 갈수 있다며 거부의사를 밝혔다고 인권위 조사관만 현장에 올라갔다.

 

< 사진 : 현장으로 올라가려는 감시단이 탄 차량만을 막는 밀양경찰서 경위 >

 

6. 상황일지

 

바드리마을 입구(84번 송전탑 현장)

 

1022일 화요일

 

(1022일 저녁에 인권침해 감시단이 도착하여 당일 상황은 22일과 23일 밀양주민들과 지킴이들을 인터뷰, 사진 자료 등으로 조사함)

 

5:00 바드리 마을 입구 경찰버스 6대 포함 10대 가량 대기. 경찰 약 200명가량 다리 위에서 대기. 여경 20. 방패로 다리와 입구 차단

6:00 경찰 충원 중. 밀양경찰서장 현장에 나타남

7:30 단장면 사무소 쪽 경찰버스 9 , 현장 앞 경찰버스 8~9, 삼거리 경찰버스 3/경찰은 200여명 정도

8:20 첫 번째 레미콘차 6대 금곡교에서 이동. 경찰 순찰차 앞뒤로 1대씩, 경찰 오토바이 2, 경찰버스 1대 함께 지나감. 레미콘 타설 기구는 바드리 현장으로 다 올라감. 주민들과 김준한 신부님 모두 삼거 정류장근처에서 길 양쪽으로 고립된 상태. 명물식당 농성장에 주민 10명 고립상태. 3군데에서 주민 고립

8:40 문정선 의원 다리에 차를 대놓자 경찰은 영장도 제시하지 않은 채 도로교통법 위반이라며 조수석을 통해 문을 강제로 따서 문 의원을 나오게 하고 견인차로 견인해감

8:50 두 번째 레미콘차 5대 바드리 현장으로 들어감. 금곡교를 지난 레미콘차는 총 10.

9:40 철탑 자재 실은 트럭 금곡헬기장으로 이동

10:50 경찰이 다시 길을 막고 금곡 쪽에서 관용차 6대가 바드리로 이동

11:00 세번째 레미콘차 5대 바드리로 들어감. 9시 경에 들어갔던 레미콘차 5대 공사현장에서 나감

12:50 네 번째 레미콘차 5대 바드리로 들어감

13:00 00 경찰과 실랑이 중 탈진. 응급차로 후송. 사람이 쓰러졌음에도 경찰은 차가 가야 한다면서 비키라고 말하고 차량을 우선 통행시킴. 개별로 고립된 주민들이 집에 갈테니 비켜달라고 하자, 경찰이 집까지 태워주겠다고 해서 5명이 귀가

14:00 레미콘차 5대 바드리로 들어감. 20

14:00 보라마을 안00 출석요구서 받음. 16일 길에 앉아 있다 끌려 나온 6분 중 1. 오늘 바드리에 있다가 4공구 현장으로 갔고, 경찰은 자택으로 갔다가 안계시니 전화를 걸어왔다고 함. 당일 연행되지 않았고 이름을 말한 적도 없는데, 이름과 주민번호, 주소를 다 알고 있었고 남편분이 무슨 일을 하는지까지 이야기 했다 함. 광주의 여경이 그날 끌어내는 과정에서 얼굴에 상처가 났다며 고소하겠다고 경찰에 조서를 쓰고 갔고 따라서 어머니에게도 경찰에 와야 한다면 4공구로 경찰을 보낼 테니 따라오라고 했다 함.

 

1023일 수요일

 

9:20 인권침해 감시단 바드리 농성장 도착

9:30 경찰에게 소속과 통행차단의 이유 질의했으나 거부. 중대장은 인권교육을 시킨다고 하였으나 어떤 내용으로 언제 했느냐고 구체적으로 묻자 거부.

1030 주민들 피해상황 인터뷰와 사진 촬영

1100 00 화장실에 가는 중 여경이 오늘 나온 이유가 안 나오면 동네에서 벌금내기 때문 아니냐?” 조롱함

1330 인권침해감시단이 공사현장 병력을 확인하려 올라가려함. 밀양경찰서 전민우 경위는 대놓고 올라가는 것을 막음.

1400 농활 온 산어린이학교 학생들이 농활을 하고 있는 동화전 마을회관에 가서 감금사건 인터뷰

1600 인권위 조사관들이 왔길래, 경찰들이 인권침해감시 활동을 방해하니 경찰들에게 제안해 같이 올라가자고 함. 경찰이 거부하자 인권위 조사관들만 공사현장으로 올라감.

1700 조사 마침. 저녁에 어제 경찰소환 연락을 받은 안00씨가 경찰조사를 받은 것에 대해 여경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언론보도와 대책위 설명을 들음. 아직 기소가 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경찰이 사건에 대해 언론에 과장보도 하였음.

 

 

 

<사진 : 수십 명의 여경이 고령의 주민들을 강한 물리력으로 제압, 고착하고 있다>

 

 

[첨부]

밀양 할매를 울린 두 부류의 외부세력

 

명숙(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참으로 오랜만에 밀양에 왔습니다. 6월에 오고, 4개월만이었습니다. 101일 공사가 재개되고 나서 밀양에 인권침해가 심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인권침해감시활동을 하러 내려왔습니다. 어제는 바드리마을에 콘크리트 작업을 한다고 레미콘 차량을 보호하는 경찰의 폭력에 주민들이 속절없이 당했더랍니다. 저는 한발 늦게 도착해 주민들의 증언과 활동가들의 사진과 영상을 보며 당시 상황을 조사했습니다.

 

60, 80대의 할머니들의 분에 차 상기된 얼굴과 억울하고 슬퍼서 글썽이는 눈을 보며, 멍든 다리와 손을 보면서 주민들을 만나는 일은 참으로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누구의 욕망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전기를 많이 쓰는 도시인인 저는 더욱 부끄러웠고 죄송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저런 경찰의 무자비하고 초법적인 폭력을 제지하지 못 하는구나하는 마음에 속으로 한숨을 여러 번 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착잡한 마음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데, 농성장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주는 일이 있었습니다. 꽃피는 학교라는 대안학교에서 온 청소년들이 리코더 공연으로 할머니들을 위로하자 할머니들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는 게 아닙니까. 학생들이 가면서 할머니들의 손을 잡아주기도 하고 안아주기도 했습니다. 한 학생이 그동안 못 오고 많이 힘이 못 돼서 죄송해요라고 하자, 한 할머니가 학생들의 손을 잡으며 와 준 것만으로도 고마운데.....이렇게 노래랑 공연까지....” 다시 눈물이 그렁그렁....

 

저는 순간 만남이 힘을 준다는 건 저런 거구나 싶었고, 넘어져서 아픈 무릎에 호호 입김을 불어주던 엄마와 언니, 친구의 모습이 겹쳤습니다. 호호 불어주는 것이 어떤 의료적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마음이 따뜻해져서 힘이 나고 면역력이 강해지는 것처럼 만남은 약이 되기도 합니다. 할머니들을 비롯한 밀양의 주민들이 팽팽한 긴장 속에 쌓이는 분노를 안고서도 그 긴 세월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만남 때문이겠구나 싶었습니다. 더 많이 찾아가야지, 어떤 이는 노래 한곡을 할 수도 있고, 어떤 이는 깻잎 몇 장을 딸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저처럼 인권침해감시 활동을 할 수도 있으니, 어떤 방법으로든 간에 많이들 와야 한다고 말입니다.

 

서로 다른 에너지를 주는 사람들

 

눈물을 그렁이던 83세의 할머니와 인터뷰를 하다가 경찰에 대한 이야기와 외부세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할머니는 자신은 정말 경찰은 힘없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아니더라며, 저 경찰들이 외부세력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할머니 말씀이 사실 처음에 저를 경찰과 친한 사람인줄 알고 안 좋게 봤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농성장에 도착해서 처음에 통행제한의 이유를 중대장을 쫓아가며 묻는 모습을 할머니께서 우연히 보시고는 경찰과 밀담을 나누는 것으로 오해했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씀이 아까 여경이 화장실 가는데 할머니께 동네에서 벌금 내라고 해서 (농성장에) 나오신 거지요?”라는 말에 당신을 떠보는 것 같고 헛소문을 내는 것 같아 매우 기분이 나빴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경찰에게 내 스스로 왔다고 당당하게 말씀하셨다고 했습니다. 나이가 들고 배운 게 별로 없으면 자기 생각도 없이 외부세력 때문에 반대하는 것처럼 본다고. 완전히 사람을 무시한다고. 앞서도 말했듯이 할머니는 외지인인 저를 경계할 정도로 그렇게 아무 생각 없거나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는데 말이죠.

 

그런데 할머니들을 무시하고 외부세력의 농간으로 좌우되는 사람으로 보는 시각은 경찰만이 아니었습니다. 법에 의거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사법부가 밀양주민들을 무시하는 판결을 보고 어찌나 놀랐는지...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의 이준민 판사는 밀양 주민 김 씨의 핸드폰 압수수색영장을 허했습니다. 판결문에 별첨 자료로 있는 문서에는 외부세력의 개입 없이는 밀양주민들이 150여명이나 모일 수 없으며 배후세력이 있는 것 같으므로, 통화내역이나 문자메시지를 봐야하므로, 압수수색 영장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정말 이렇게 주민을 무시해도 되는지, 기가 찼습니다. 주민들은 적어도 영혼 없이 위법하고 인권침해적인 지시만 따르는 경찰과는 다르다는 것을 아는지, 아니 알면서도 동급으로 취급하는 건 아닌지.

 

아무튼 오늘 따뜻한 가을햇살을 받으며 붉어지고 있는 현장에서 외부세력에 대해 다시 생각했습니다. 주민들의 눈에 연정의 따뜻한 눈물을 준 외부세력과 냉정과 모욕의 쓰린 눈물을 흘리게 한 외부세력! 우리는 어떤 외부세력이 될 것인지.... 제 생각의 끝은 이겁니다.

 

여러분, 곡식이 익어가는 주말 밀양에 한번 가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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