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건설 중단하고,

핵발전 중심 에너지정책 전환하라!

 

명분 없는 밀양송전탑 공사 중단하고,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해야

신규 핵발전소 계획 철회하고, 고리월성의 낡은 핵발전소 폐쇄!

 

 

지난 1016,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이하 한수원)은 새한TEP 시험성적서 위조에 따라 재시험을 추진 중이던 신고리 3·4호기 JS전선 케이블의 재시험이 실패했다고 밝혔다. 제어케이블은 고열과 고압을 견디지 못하면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대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는 핵심 부품이다. 따라서 시험성적서 위조가 밝혀지면 전량 교체를 해야 마땅하다. 그래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신고리 1, 2호기와 신월성 1, 2호기의 제어케이블을 같은 이유로 가동을 정지후 전량 교체하도록 결정하였다. 그러나 국민들이 잘 모르는 사이, 유독 신고리 3, 4호기 케이블만은 시험조건 불만족에 따른 재시험 또는 교체를 결정했었는데, 바로 그 시험에서 예비검사격인 화염단계조차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이 제어케이블이 그대로 사용되었다고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두고 도대체 왜 이런 무리수를 두는가.

 

이에 대한 답은 이미 알려져 있다. 신고리 3, 4호기는 이명박 정부가 수출에 성공했다며 세상이 떠들썩하게 홍보했던 아랍에미리트(UAE) 핵발전소의 참조 발전소이다. 그리고 가동 중인 원전이 없는 최초 모델이기 때문에 신고리 3, 4호기의 가동이 조건으로 걸려 있다. 즉 원전 수출 때문에 국민의 생명이 달린 위험한 놀음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신고리 3, 4호기는 정부와 한국전력(이하 한전)이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의 불가피성을 줄기차게 주장해 오던 명분이었다. 한전은 지난 102, 주민들의 사회적 해결 요구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공사를 강행하며, “신고리 3·4호기의 준공에 대비하고, 올여름과 같은 전력난이 또다시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 더 이상 공사를 늦출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신고리 3, 4호기의 제어케이블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자, "내년 여름철 전력수급은 비상대책 추진으로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라면 발전기 폐기 연기, 매년 시행되는 산업체 휴가 분산을 통한 수요절감분 등을 감안할 때 안정적인 예비력 확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말이지 기가 막힌 말 바꾸기가 아닌가? 국민의 눈물과 고통을 씻어주기 위해서는 동원할 수 없던 수단들이, 자신들의 오류를 무마하기 위해서는 동원될 수 있는 것인가?

 

밀양의 주민들과 이를 지지하는 수많은 시민들은 지속적으로 밀양 송전탑 공사의 타당성에 문제가 있으며, 따라서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하여 이 문제를 민주적이고 합리적으로 해결하도록 요구해 왔다. 그리고 정부와 한전이 내세웠던 마지막 명분마저 사라진 지금, 이 요구를 들어주지 못할 이유란 한 점 남아있지 않다. 신고리 3, 4호기는 빨라야 2~3, 길면 4년 후에나 가동이 가능할 것이고, 그 전에 밀양 송전탑의 타당성과 에너지 정책 전환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시간은 차고 넘친다. 특히나 이 밀양 송전탑은 핵발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 자체와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 신고리 3, 4호기가 가동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낡은 핵발전소인 고리 1호기를 폐쇄하게 된다면 밀양 송전탑 건설이 필요 없을 뿐만 아니라 지금의 송전선로도 오히려 남게 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가 국민의 의견을 물어 연이어 탈핵 사회를 선언하고 있는 이 시점, 후쿠시마 사고의 재앙이 전 세계인의 재앙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 시점, 파도 파도 끝이 없는 원전 비리가 온 국민을 분노하게 만드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더 이상 핵발전소를 확대하는 정책은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핵발전소가 더 지어지지 않는다면, 밀양 송전탑은 당연히 필요하지 않다. 경제 성장과 에너지 소비 증가를 같은 것으로 보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고, 이제 세계가 수요 감축의 시대로 들어섰다. 에너지 정책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공급 중심에서 수요관리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박근혜 정부는 이런 시대적 흐름을 거스르려고 하고 있다. 정부는 1013, 2014-2035년까지의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민관합동워킹그룹의 권고안 내용을 발표했다. 언론에서는 1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원전비중이 41%로 되어 있던 것을 22-29%로 줄이기로 했다는 정부발표 내용만 믿고, ‘원전비중 축소심지어 탈핵 사회로 접어든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것이 정부의 기만적인 술책임은 곧 드러났다. 정부의 비공개 자료에 따르면 2035년까지 전기수요가 지금보다 80% 늘어나는 것을 전제로 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제시한 전기수요는 2011년보다 무려 80%가 증가한 것이다. 여기에서 목표대로 15%를 감축한다고 해도 수요가 대폭 증가한다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고, 이렇게 될 경우 원전비중이 41%에서 22~29%로 줄어든다고 해도 핵발전소 개수는 오히려 늘어나게 된다. , 수요를 감축하고 핵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세계적 흐름과는 정확히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밀양 송전탑 공사 진행 이후, 30여명 이상의 70-80대 어르신들이 공사를 막는 과정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고, 2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연행되면서 주민들의 정신적신체적 고통은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농사일로 바쁜 수확철에 농사조차 못하고 있어 경제적 손해 또한 막심하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밀양 주민들의 상처는 씻을 길이 없다. 이제 박근혜 정부는 명분 없는 공사를 멈추고,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해 밀양 송전탑이 과연 필요한지부터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하는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가장 낡고 위험한 핵발전소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를 폐쇄하는 것이다. 신규 핵발전소 계획을 철회하고, 고리1호기를 폐쇄하면 밀양송전탑은 필요하지 않다. 밀양 송전탑 공사를 강행한다는 것은, 이러한 시대적 전환을 무시하고 가겠다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촉구한다. 시대에 역행하는 핵발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폐기하라! 민주적 절차를 거쳐 후쿠시마와 밀양의 교훈을 담은 2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하라! 그리고 이를 위해 주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밀양 송전탑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

 

 

20131024

밀양송전탑 서울대책회의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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