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5kv 송전탑 결사 저지를 위한

 

투쟁 결의문

 

가끔, 농사일을 하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우리 사는 집과 마을을 바라보다가,

눈물이 나려 할 때가 있다. 벌써 7년이다. 지난 7년동안 우리 주민들은 오직 7

6 5, 이 세 글자만 바라보며 살았다.

 

생각하면 기가 막히고, 가슴이 먹먹하다. 밀양시 단장면, 산외면, 상동면, 부북면, 청도면을 관통하는 69기의 초대형 송전철탑 건설사업은 이제 백지화나 건설 강행이냐, 갈림길에 서 있다. 이치우 어르신이 돌아가시고 장례가 치러진 지 석달, 우리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그리고 벅찬 마음으로 경과지 주민들의 단결된 투쟁으로 일어서려 한다.

 

기나 긴 세월이었다. 한전의 일방적인 주민설명회, 노선 선정과 관련된 수많은 잡음, 그리고, 공청회와 단식투쟁, 상경투쟁, 갈등조정위원회와 제도개선위원회, 거기에 바쳐진 시간과 주민들의 땀과 눈물은 측량조차 할 수가 없다.

 

밀양시청 앞에서 밥을 굶으며 농성할 때 어깨 두드려주며 격려하던 주민들의 손길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지난 가을, 공사가 강행되었을 때, 산을 기어오르며, 아들 같고 손자 같은 귀때기 새파란 젊은 아이들의 욕설을 들으며 분한 눈물을 삼키던 시간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이치우 어르신의 새카맣게 타버린 시신 앞에서 울부짖던 시간을 또한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평생 동안 농사 지으며 땅 하나 바라보고 살았다. 이 끔찍한 고압전류 아래서는 도저히 농사를 지을 수 없다. 졸지에 우리가 평생을 일구어온 모든 것, 우리의 땅과 재산, 그리고 오순도순 사이좋게 살아오던 마을공동체가 졸지에 송전탑 아래서 결딴이 나게 되었다.

 

우리는 돈을 위해서 지난 7년간 싸워온 것이 아니다. 저들은 우리를 보상금 더 받아내기 위해 떼쓰는 노인들로 매도했다. 우리는 되묻고 싶다. 이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이 노인들이 보상을 받으면 얼마나 더 받을 것이고, 그 돈으로 대체 무얼 더 하겠는가.

 

내가 사는 집, 평생 일구어 온 농토, 오순도순 살아온 우리 마을이 하루 아침에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해버렸는데 누구인들 그냥 앉아서 당하고 있을 수 있겠는가. 다만 우리는 살던 곳에서 계속 살 수 있기만을 바란다. 내 땅, 내 집이 저 어마어마한 철탑에 짓눌려 끔찍한 전자파에 희생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765송전탑은 신고리핵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기를 송전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핵발전이야말로 오늘날 이 송전탑 문제의 근본 원인이다. 이미 후쿠시마 사고로 그 위험성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지금도 고리 1호기가 4천만의 시한폭탄이 되어 있다. 전세계가 지금 원전으로부터 벗어나고자 몸부림치고 있지 않은가. 이 흐름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핵발전소 증설 정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이치우 어르신이 돌아간 이후, 전국의 많은 시민, 학생, 양심적인 세력이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외롭지 않다. 지금까지 우리는 마흔 번이 넘는 집회를 치러냈고, 수없이 많은 전국의 시민들이 경과지를 다녀갔고, 주민들의 피어린 절규를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들은 이제 우리 밀양 싸움을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한전은 각오하라!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죽는 것은 매한가지다. 한전은 공사 강행을 기정사실화한 채 주민들을 이간질하려는 책동을 당장 중지하라.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 우리는 죽기를 각오하고 싸울 것이다. 한전이 아무리 주민을 이간질시키려 해도 우리는 끄떡하지 않을 것이다. 한전이 다시 공사를 강행하려해도 우리는 몸으로 죽기를 각오하고 막아낼 것이다.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이다.

 

 

       <우리의 결의>

 

 ▪ 보상은 필요없다! 765는 물러가라!

 

 ▪ 경과지 주민 똘똘뭉쳤다! 한전은 각오하라!

 

 ▪ 핵발전소 필요없다! 765를 즉각 백지화하라!

 

 ▪ 민의를 외면하는 죽음의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

 

 ▪ 밀양시민 하나되어 765를 막아내자!

 

 

2012년 6월 7일,

765kv 송전탑 결사 반대 밀양시 경과지 주민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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