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미국에서 보내주신 '미니팜 협동조합-밀양의 친구들' 창립 축하글입니다. 

지난 10년의 세월이 어르신들에게 어떠셨을까를 상상하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멀리 이 곳에서까지 그 고통이 날마다 전해지는 것을 보면요. 하지만 저희들은 오늘 미니팜 협동조합 -밀양의 친구들- 의 설립 사진을 보면서 안도의 한숨과 함께 희망을 봤습니다. 웃음을 잃지 않고 계시는 여러분들의 모습에 멀리 이 곳의 교포들은 이제 '밀양'이라는 말을 하면서  밝은 마음을 갖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번도 패배했다고 생각한 적 없습니다. 진정으로 승리를 하셨고 그 씨앗이 잉태를 하여 미니팜 협동조합이라는 희망의 아기를 낳았음에 가슴이 벅찹니다. 축하드립니다!!

저희 가주생협(가주생활협동조합)은 캘리포니아 엘에이 인근에 사는 한인들의 자그마한 공동체입니다. 무엇인가를 사고 파는 일이 '장사' 나 '구매' 가 아닌 '기쁨'과 '사랑' 일 수는 없을까 하는 마음에서 주부들이 모여 생협을 만들었습니다. 타국에 살다보면 제 나라 말을 잊어도 끝까지 잊지 못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제 나라 음식입니다. 타국에 사는 외로움을 잊기 위해서인지 몰라도 한국에서보다 더 한국적으로 밥을 먹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더 잘 먹고 잘 살자고 생협까지 만들었습니다.

유정란을 만들어서 납품하시는 생산자도 생기고 조선 호박, 조선 오이, 풋고추, 한국 상추 등 을 길러 생협에 가져오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농부님들이 생기면서 우리 생협이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물론 엘에이 인근에도 한인들을 위해 크게 농사를 짓는 분이 계시지만 그 날 아침 생협의 식구들을 생각하며 수확해오신 이 채소들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무언가를 먹으면서 그걸 기르고 따온 손 길을 생각하면서 먹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건강한 먹거리가 아닌가 합니다. 

봄에는 함께 모여 된장도 담그고 고추장도 담그어 먹고 매실 따서 효소도 담그어 먹습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항아리도 빼놓을 수 없지요. 저희 생협 조합원들은 집집 마다 항아리 하나씩은 있답니다. 또, 뒷마당에는 미국 땅에 조선 채소들이 넘쳐나며 원두막에 앉아 수박도 갈라먹습니다. 이쯤 되면 여기가 미국인지 한국인지 우리도 헷갈릴 지경입니다.

올 해 초에는 밀양의 한 농부님댁에서 맥문동까지 배달시켜 먹었습니다. 그 맛은 구수~하니 좋기만 한데 왜 눈물이 나던지...... 하여튼 도착한 맥문동을 나누어 먹고도 모자라서 더 내놓으라고 했더니 서울사람들이 다 사갔뿟따고..... 맥문동은 없는데 왜 더 기분이 좋아지는지...... 뭐니뭐니 해도 사람은 '정' 때문에 사는 것 같습니다. 멀리 있어도 피붙이같이 느껴지는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운 그 마음. 그 마음 오래 오래 간직하면서 이 곳에서도 잘 살아보렵니다. 밀양에서도 힘들었던 어제의 일은 그것대로 간직하시되 또 희망찬 내일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시기를 빌어봅니다. 

두고 온 고국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멀리 미국에서 가주생협 멤버들 올림


가주생협 홈페이지 http://gocoop.org/board/index.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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