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울 을지로에서 열린 밀양법률비용 마련을 위한 후원주점에 찾아 주신 2천여명의 참석자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말고 어떤 말씀을 드릴 수 있을까 한참을 고민 했지만 달리 다른 말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후원주점을 찾았고 직접 준비도 많이 해 봤습니다만, 오후 4시부터 자리가 가득차고 자리가 없어서 대기표를 받아들고 줄을 서서 기다리시는 분들이 밤 10시까지 늘어서 있었던 적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물론 현장에 오신 분들 보다 몇 곱절 더 많은 분들이 후원금을 보내주시고 마음을 모아 주셨습니다. 모두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서울 도심에서 찾을 수 있는 넓은 장소를 찾느라 애를 썼지만 자리가 모자라 긴 시간 기다리시게 하고 애써 시간내 오신 분들께 시원한 맥주한잔 드리...지 못하고 돌아서시게 만든 죄송함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중간중간에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으니 자리를 좀 양보해 주십사 계속 양해를 구할 수 밖에 없었고, 약속한 마감 시간 때문에 술자리의 여흥을 깨뜨리며 자리를 비워 주십사 말씀 드릴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혹시라도 기분이 상하셨거나 불편하신 점이 있으셨더라도 그 원망을 "밀양"으로 보내시지는 않으시리라 믿습니다. 모두 주제넘게 "총지배인"을 자청하며 나선 제 모자람때문이라고 여기시고 저를 탓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할 수 있다면 한분한분께 사과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몇주동안 함께 준비했던 밀양송전탑 전국대책회의 상황실 식구들께 감사합니다. 제 잔소리를 견뎌주신 그 인내심에 감탄했습니다.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의 세심한 배려와 준비로 더욱 풍성한 행사를 치루룰 수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잠시 앉아 쉴 시간도 없이 고생한 주방과 객장의 자원활동가분들께 진심을 다해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이름으로 전국의 내노라 하는 막걸리 수백병을 보내주신 훈훈한 마음에는 눈물이 납니다. 여전히 강도높은 탄압과 투쟁사안들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인 마음을 밀양으로 모아주신 노동자들의 연대가 참으로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전국 어디에든 아파하는 사람들, 쫓겨나고 내몰리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오시는 천주교 식구들께도 특별한 인사를 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SKYM의 이름으로 준비부터 당일 실무까지 모두 함께 해 주신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 강정과 제주의 활동가들, 용산참사 유족들께 단단한 연대의 인사로 감사를 표합니다. 무엇보다도 며칠동안 바느질에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시고 고기 삶고 김치 담그고 묵을 쑤어 아침부터 밀양을 출발하여 왕복 10시간 길을 올라오신 할매 할배들께 큰 절이라도 올리고 싶습니다.

  아직 정산을 끝내지는 못했지만, 당초에 우리가 무리한 욕심이라고 하면서도 책정했던 높은 목표 모금액을 어쩌면 채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말로 결과를 궁금해 하실 분들께 미리 답을 드립니다. 혹시 아직 보내시지 못한 후원금과 표값이 있으시다면 일주일안에 마무리 해 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국민은행 754801-01-669117 문규현(밀양희망버스)]

  밀양에서 오신 할배 할매들께서 현장을 찾아주신 엄청난 인파에 흐뭇해 하시고 기운을 내셨다는 이야기가 그동안의 고생을 한번에 씻어내 줍니다. 모두가 함께 했기에, 힘없는 사람들의 따뜻한 연대가 하늘에 닿았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죄송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1분에도 열두번씩 오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모두 밀양의 친구들임을 확인하는 순간들이었습니다. 이 행복한 기운 조금만 더 누리고 만끽한 뒤, 우리가 앞으로 밀양과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또 고민하고 의논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해야 할 일들, 있어야 할 곳을 다시한번 확인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14년의 활동 이후에 주어진 안식년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이토록 의미있게 보낼 수 있어 더 기쁘고 감사한 시간들입니다. 다시한번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밀양법률기금후원주점 총지배인
천주교인권위원회 김덕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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