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 할머니들이 제7회 고정희상(高靜熙償) 수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고정희상은 운동가이자 시인이었던 고정희의 삶을 기리기 위하여 고정희가 남긴 삶의 경험과 정신을 이어갈 수 있는 ‘여성’을 선정하여 여성 인물을 새롭게 발굴하고 그 역할 모델을 제시하고자 시인의 추모 10주기였던 2001년부터 제정되어 격년제로 시행되어 오고 있습니다. 특히 창작활동과 운동을 연결시키고, 여성간의 ...연대와 소외된 자들에 대한 관심을 구체적 활동을 통하여 제시한 여성(들)을 선정하여 서로에게 힘이 되고자 하는 취지에서 상을 드리는 자리를 가져왔습니다.

지난 11월 1일 토요일 하자센터 신관에서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수상자 선정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여성들과 할머니들이 활동의 중심을 이루는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는 2012년 한전의 송전탑 건설 공사강행에 맞선 이치우 어르신의 분실자결 이후 만 3년째 현장에서 경찰 및 인부들과 대치하며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싸움은 한국 탈핵운동의 지평을 송전망으로까지 확장시켰으며, 탈핵이 전국적인 투쟁 사안으로 자리 잡게 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실제로 2013년 3월 탈핵희망버스를 시작으로 전국의 생협, 종교인, 지식인, 노동조합, 교사, 대안학교 학생 등이 직접 밀양을 방문하여 연대 투쟁을 해왔다. 이들은 또한 신규 원전 예정지인 신고리 지역, 강원도 삼척, 경북 영덕의 시위 현장에도 함께함으로써 활동의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제 7회 고정희상 자매상 수상자로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의 할머니들(이하 밀양 할머니들)을 선정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동안 남성 중심이었던 시민운동의 현장에 마을 공동체와 세대적 지속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의견을 가진 할머니들이 주체로 등장함으로써 지금까지의 시민운동과는 전혀 다르면서도 새로운 운동의 감각과 비전이 가능해졌다는 사실 때문이다. 밀양 할머니들은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없었던 다중적 운동주체의 모습을 보여준다. 집안에서 식솔을 돌보는 모습, 땅을 사랑하고 경작하는 농부의 모습, 고향과 미래세대를 지키는 강력한 싸움꾼의 모습, 방문자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다른 지역의 시위에도 참여하는 환대와 우정의 모습이 그것이다. 이들의 삶의 모습은 할머니라는 신체적, 연령적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그 끈기와 지구력, 연대능력, 싸움전술 등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목에 쇠사슬을 걸고 투쟁하는 용기와 결기, 그리고 자연과 삶, 공동체를 보듬는 부드러운 지혜, 그리고 삶의 연륜에 기인하는 위트와 웃음 등 이들의 싸움에는 싸움과 살림, 놀이문화의 묘한 조화가 있다. 밀양 할머니들에서 우리는 한국사회 새로운 여성운동 주체의 등장을 확인한다. 시민운동의 주체로서 이들은 ‘할머니’가 사회혁신에 기여할 수 있는 바를 몸으로 실천하며, 미래 지향적이고 창의적인 운동방식을 통해 이 사회에 새로운 여성상을 제시하는 한편, 자연을 지키는 사회운동과 일상적인 생활문화가 씨줄날줄로 연결되어 있음을 탁월하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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